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를 향한 시선은 과거의 존경과 신뢰를 넘어섰다. 교회는 이제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쓴소리가 아프게 다가오는 동시에, 그 속에는 여전히 교회가 본래의 역할을 회복하길 바라는 사회의 기대와 소망이 담겨 있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만약 사회가 교회를 완전히 포기했다면 무관심했을 것이나, 변화를 바라기에 질타하고 꾸짖는 것이다.

슬프게도 한국 교회는 분열과 다툼이라는 어두운 길을 걷고 있다.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서로 다른 진영에 서서 손가락질하며 비난하기 일쑤다. 예수보다 정치적 논리나 집단의 이익을 앞세워 물고 뜯는 모습은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본래 세상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사회에 고통과 짐이 되고 있는 이 비극적인 현실은 교회가 스스로 꼴보기 싫은 존재가 되어버렸음을 증명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교회가 세상을 향해 엄숙하게 꾸짖기에 앞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화려한 건물과 양적인 성장에만 몰두했을 뿐, 세상의 정의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며 본질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길을 이미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미가 선지자는 하나님이 진정으로 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선언했다. 그것은 “정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웅장한 건물이나 값비싼 제물이 아닌, 성도의 삶 속에서 드러나는 정직과 사랑과 겸손을 바라신다. 예수님께서도 복음을 전하실 때 가장 강하게 꾸짖으신 대상이 겉으로는 경건했으나 속은 진실하지 못했던 위선적인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었다. 예수님의 질타는 천국은 오직 정직과 진실로 이루어진다는 분명한 선언이었으며, 거짓과 가식은 하나님 나라와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강조하셨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회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정의를 세우는 것,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걷는 태도를 회복함으로써 교회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교회가 먼저 진실함과 겸손을 회복하고 정직한 삶을 살 때, 세상이 던지는 비판은 비로소 신뢰와 존경으로 바뀔 수 있다.

세상은 교회가 완벽하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위선이 아닌 진정성, 가식이 아닌 정직, 말이 아닌 삶의 변화를 통해 최소한 진실하려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요구한다. 기독교의 회복은 거창한 구호나 대형 운동이 아니라, 각 성도의 자리에서 드러나는 작은 진실에서 출발한다. 교회가 먼저 변하여 본질을 회복할 때, 비로소 복음의 빛은 다시 세상 속에 힘 있게 비추게 될 것이다.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