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는 세계적으로 쌀과 밀에 이어 3번째로 이용되는 곡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곡물이다. 옥수수는 광합성 효율이 높은 식물이기 때문에 옥수수 한 알로 수백 배까지 수확할 수도 있다. 반면에 쌀, 밀은 30배 이상 수확이 어렵다. 그렇기에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작물로 옥수수를 손꼽는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녹말을 만드는 탄소동화작용이 뛰어나, 같은 면적에 심은 쌀이나 밀보다 옥수수 생산량은 보통 50%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그대로 옥수수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곡물이다. 짧은 수확기간과 함께 토질, 수질을 가리지 않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지력소모가 심한 단점이 있기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옥수수와 콩, 호박을 같은 지역에 심어 지력을 보충하는 세자매 (three sisters) 인디언 자연농법의 지혜를 전통적으로 사용하였다.
옥수수는 멕시코와 남아메리카 원산지에서 유래된 곡물이다. 수확량이 많고 비교적 쉬운 경작방법 때문에 중남미 지역의 주요 작물이었던 옥수수는 콜롬부스 신대륙 발견 이후로 빠르게 유럽에 도입되었다. 그 후 아프리카로 전파되었고, 아시아에는 16세기 인도와 중국으로 전파되어,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수수는 암이삭과 수이삭이 한 그루에서 피는 단성화(單性花) 또는 자웅이화(雌雄異花; 암수딴꽃) 식물이다 (하나의 꽃이 아니라 수많은 꽃들이 뭉쳐서 이삭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삭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수이삭은 줄기 꼭대기에 피고 암이삭은 아래쪽 줄기 옆에서 피게 되어 서로 떨어져 있지만, 수분할 수 있도록 중매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암이삭에 피어있는 옥수수 수염이다 (이름은 마치 수술같이 보이지만 암술이다). 옥수수 수염은 암술대 역할을 하는데, 암이삭 껍질 밖으로 자라나서 수이삭의 꽃가루를 받아 수분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옥수수 알갱이와 옥수수 수염의 숫자는 같다. 즉 옥수수 수염 하나에 옥수수 한 알이 맺히는 것이다. 벌이나 나비 등의 곤충 도움이 없이도 옥수수는 이와 같이 자체적으로 수분할 수 있는 놀라운 구조의 식물이다.
풍매화로 알려져 있는 옥수수는 오직 바람과 중력의 힘으로 수분하게 된다. 암술역활의 옥수수 수염은 본래 연녹색이지만 수분이 되면 점차 적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수분되었는지 여부를 옥수수 수염색깔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옥수수 수염이 나와서 빨리 수분이 되면 수염이 짧고, 빨리 수분하지 못하면 길어진다. 왜냐하면 수분될 때까지 옥수수 수염이 계속 자라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이다. 옥수수 수염이 짧으면 짧을수록 일찍 수분된 것이고 알이 굵고 또한 맛도 좋다. 옥수수 알갱이는 보통 400~500개인데 옥수수 세로 열의 수는 12, 14, 16, 18의 암이삭과 같이 반드시 짝수이다. 옥수수 수염은 이뇨작용이 뛰어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어 한약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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