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가치체계의 전도가 일어날 것이다. 불의한 자가 누리는 권력의 기반은 무너지고 힘을 남용하여 백성을 우습게 본 자들이 죄인이 되어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즈카리야의 메시아는 “아니”가 되어 나귀 새끼를 타고 입성하신다. 평화(샬롬)의 왕이 입성하는 모습이다.
마태는 즈카리야의 예언을 예수 그리스도께 적용시켰다. 마태는 즈카리야의 예언을 “선지자가 하신 말씀이라”고 말한다(마21:4). 요한도 인용하여 보도하였다. “기록된 바”는 역시 즈카리야의 본문이다. “너의 왕이 나귀 새끼를 타고 입성 하신다”(요12:15) 나귀는 히브리어로 “하모르”이다. 가난한 농민들이 사육하는 가축이다.
순하고 볼품이 없다. 누가 보아도 약하게 보이며, 한 곳도 사납고 무서운 곳이 없다. 그러나 강인하고 끈질기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다. 무한한 인내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친근하게 탈 수 있으며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척박한 팔레스틴 땅에서 교통수단으로 최고이다. 이처럼 농민과 평민이 즐겨 타는 짐승이 나귀이다.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은 위신상 타지를 않는다. 그런데 지금 “아니”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새끼 나귀를 타고 당당하게 입성하신다. 그래서 많은 군중이 그의 주변에 몰려들었다. “호산나”하며 찬미 불렀다. “호산나”란 “제발 구원하소서!”란 뜻이다. 간청하는 소리다. 그렇다. 그분은 바로 예루살렘 곧 인류의 구원자이시다. 즈카리야의 놀라운 예언적 통찰력이다.
즈카리야의 메시아사상은 “나귀 새끼”(아니, 곤고하고 겸비한 자)에 있다. “아니”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넉넉한 자이다. 하나님만 높이고 하나님만을 자랑하는 자이다. 그분은 가진 것은 없으나 고통받는 자들을 모두 포용한다. 그분은 한없이 겸손하고 온순하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의를 내세우는 데는 더없이 강하시다. 그분은 세속적 권력을 누리며 백성을 종으로 여기는 세상 독재 군왕들과는 다르다. 그분은 하나님이 파송한 메시아이다. 그래서 초라하게 나귀 새끼를 타고 입성하셔도 세상 군왕들을 질그릇 부수듯 부수실 것이다.
하나님이 보내신 하나님의 메시아가 나귀 새끼 타고 평화의 도시 시온에 입성하신다. 세상 군왕들은 백성을 호령하며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백마(白馬)를 타고 개선장군처럼 포부도 당당하게 입성한다. 예수 그리스도보다 약 300여 년 전에 알렉산더 대왕이 백마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한 일이 있었다. 그때 예루살렘 백성들은 겁에 질려 기도 펴지 못하고 머리 숙여 그들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 “호산나”라고 소리치는 자도 없었을 것이다. 예루살렘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침묵했을 것이다. 백성을 죽이고 땅을 정복하고 전리품을 가지고 개선하는 침략자, 그를 누가 존경하며 우러러 보겠는가.
예수 그리스도가 백마를 타고 입성했다면 평화의 왕이 아닐 것이다. 백마는 전쟁 때 사용되는 군마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속한 왕들이나 백마를 탄다. 백마 즉 기마병은 전쟁 때 절대 필요한 특수부대이며, 더구나 말을 탄 자들은 모두 싸우는 용사들의 우두머리들이기 때문이다. 구약시대 특히 왕정 시대에 군왕들은 마병들을 양성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솔로몬이다.
솔로몬은 블레셋과 유다 국경지대 내륙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게셀을 건축해서 마병장을 만들었으며, 갈릴리 북쪽 하솔과 이즈르엘 평원에 있는 므깃도 언덕에 요세지를 세우고 마병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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