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그리고 그의 국력을 과시하였다(왕상 9:15). 솔로몬은 4만 마리의 말이 있었으며, 마병이 1만 2천 명이나 있었다(왕상 4:26). 하나님은 솔로몬을 멀리했으며, 솔로몬은 세속왕조가 누리는 번영과 영화를 누렸으나 그 결과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 갔다. 남북왕조가 멸망하게 되는 씨앗을 솔로몬이 심었다.
하나님은 모세를 애굽 땅으로 보낼 때 하나님처럼 세워 보냈다(출 4:16-17). 파라오에게 있어서 모세는 신(神)이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히브리 민족을 애굽에서 인도해냈으며, 갈대 바다(얌-수프)를 갈라 육지처럼 건넜다(출14장).
히브리 민족의 광야 생활 40년을 기적의 빵과 생수로 먹이며 인도하였다. 그런데도 모세는 백마를 타지 않았으며 특별대우도 받지 않았다. 그 옆에 호위병도 없었으며, 비단 방석 위에서 호의호식(好衣好食)도 하지 않았다. 만일 이스라엘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모세는 왕 이상 신(神)처럼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일은 용납되지 않는다. 모세도 백성들과 동일하게 만나를 먹었다. 그도 만나를 쌓아두면 썩어 먹지 못하였다.
구약성서는 분명히 말한다. 사람 위에는 하나님 계시고 사람 밑에는 만물이 있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이것이 구약성서의 정신이다. 메시아 왕국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래서 메시아가 나귀 새끼 타고 입성하신 것이다. 그래서 겸손하신 메시아시다.
이스라엘에는 그들을 출애굽시킨 민족의 영웅 모세가 있지만, 인류를 구원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모세 또한 겸손한 자였으나(민12:3) 예수 그리스도만이 평화의 왕이고 우리의 왕이시다.
우리는 마음 놓고 나아가 호산나! 하고 소리 지르고 찬미하는 마음으로 뛰어나가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아니’이시다. 우리도 ‘아니’의 심정으로 돌아가 그분을 영접해야 한다. 자기 PR 시대인 오늘날의 영적 지도자들에게서는 ‘아니’를 찾아볼 수 없다. 앞뒤가 빽빽하게 적혀 있는 수많은 직함을 가진 명함들, 자기 교세(敎勢)를 자랑하며 이웃은 전혀 돌아보지 않는 개교회주의자들이 차고 넘친다. 강도 만난 자에 대한 레위인 내지는 제사장 같이 행동한다. 그들을 보면, 마치 우리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서기관들을 보는 듯하다. 영적 지도자들에게서 ‘아니’를 찾아볼 수 없다.
우리의 능력으로는 ‘아니’의 영성을 결코 산출할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나는 죽고 그리스도만!”(Not I but Christ)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에 대해서는 믿으면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함께 죽고 부활함에 대해서는 몰이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현대 정치신학자 Johannes Baptist Metz는 “정통 기독교 신앙의 가장 큰 실수는 십자가는 신앙하지만, 십자가를 지고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의 정치신학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의 날카로운 책망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십자가를 통한 자기 부정(否定)만이 즈카리야의 ‘아니’, 곧 나의 꾸며진 ‘아니’가 아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니’를 체현(體現)하여 드러낼 수 있다. 주님! 나에게도 즈카리야가 예언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니’의 영성과 인격을 주소서! 즈카리야의 통찰력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