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슬프다. 어쩌다가 창녀가 되었는가, 충실하던 성읍이 공의가 충만하고 그 안에 의로움이 머물게 하였더니 이제는 모살자들 뿐이구나!” (사1:21).
충실하던 성읍이여!
충실하던 성읍, 성도(聖都) 예루살렘이 창녀 예루살렘이 되어 망하게 되었다고 예언자는 탄식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래서 본문에 내포된 의미는 심각하다. 그런데도 언제 작성되고 선포되었는지는 시대가 분명하지 않다. 예언자 이사야는 악한 왕 아하즈 시대(B.C. 744-716년경)에 집중적으로 예언 활동을 했으며, 히즈키야 통치시대까지(B.C. 715-687) 계속되었다. 이사야는 “예루살렘의 예언자”라고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시온을 사랑하였다. 그는 남다른 애착심을 시온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시온의 멸망을 더 안타까워했으며 마음 아파하였다. 이사야를 다윗 가문의 예언자라고 한다. 그는 예루살렘의 왕궁을 무상 출입했으며, 다윗 가문이 있는 시온은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사야는 예루살렘의 고위층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으며, 예루살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하즈의 무능과 부패, 종교 혼합정책을 보고 크게 실망했으며 부패 정권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예언자는 아하즈에게 여러 번 호소했으나 실패하자 유다 백성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하였다.
환상의 예언자이자 애국자인 이사야는 아하즈의 정책에 크게 실망하였다. 야하웨의 구원의 신탁을 아하즈가 거절하자 백성들도 덩달아 거절하였다. 당시 고위층들은 군사력을 하나님의 정의보다 더 높이 평가했으며 강대국(특히 앗수르)과의 외교수완을 하나님의 권능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 마침내 이사야는 영적으로 살려는 “스알리트(남은 자)”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그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어느 시대나 어느 사회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소수의 신실한 무리는 있기 마련이다. 아놀드 토인비가 말한 “창조적 소수”다. 이들이 유다의 희망이다. 그래서 이사야도 “스알리트” 곧 “가난하고 의로운 소수”의 편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최후 심판 때 이 무리가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사야는 그의 신탁을 예루살렘의 부정을 고발하는 데 두었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때부터 이사야는 유다에 닥쳐올 멸망을 내다보고 탄식하였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그는 고민했으며 예루살렘을 향해서 멸망이냐, 구원이냐 양자택일을 하라고 말하였다.
1. 창녀 예루살렘
이사야는 대체로 B.C. 745년경 소명을 받았으며 예루살렘의 예언자라고 부른다. 그는 아모쯔의 아들이다. 예언자 “아모스”와 다른 “아모쯔”이다. “힘이 강한 자”라는 뜻이다. “이사야”는 “야하웨가 구원하신다.”는 이름인데 “호세아”나 “여호수아”와 같은 뜻이며, 신약시대 “예수”와도 같은 이름이다. 유다 전승은 그가 다윗 왕가의 계통이라고 말하지만 확증은 없다. 그가 상류층과 교분이 두터웠다는 것은 그의 행동에서 입증된다. 그는 당시 고위 관리, 사제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7:3, 22, 8:2). 이사야는 아모스를 위시한 다른 예언자와는 달리 예배 예언자에 속한다. 그래서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중요시하였다. 또한 다윗 왕가도 그곳에 있다. 예언자는 지금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 다윗 왕가가 있는 시온이 창녀가 될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내가 여기에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하며 예언자로 파견해 줄 것을 자청한 사람이다. 이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막아보려는 그의 불타는 애국심의 단면이다. 그는 예루살렘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탄핵했다.
아! 슬프다. 죄지은 민족, 허물이 많은 백성, 흉악한 종자(種子), 타락한 자식들, 너희가 야하웨를 버렸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을 업신여겨서 등을 돌리고 말았구나(1:4).
“슬프다.”는 히브리어에서 일반적으로 “호이”를 사용한다. 감탄사인데 “오호라, 화 있으라”의 뜻이다. 그런데 본문에 나오는 “아, 슬프다.”는 “호이”가 아니라 “에이카”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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