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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3(목) 14:46
희년 잔치, 오병이어
미션21 phj2930@nate.com
2023년 09월 20일(수) 11:23
박창수 목사
·기독교학 박사 ·희년사회 목회신학위원 ·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 ·기독교경제학&사회윤리전공
누가복음 9장에 의하면, 예수님은 벳새다 인근의 빈들에서 무리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치시며 병자들을 고치시는데(10-11절), 날이 저물어가자 열 두 사도가 예수님께 “무리를 보내어 두루 마을과 촌으로 가서 유하며 먹을 것을 얻게 하소서”라고 말씀드린다(12절). 이에 예수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고 말씀하신다(13절). 그러자 제자들은 자신들에게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으로는 성인 남자만 해도 오천 명이나 되는 무리를 먹일 수 없다고 말씀드린다(13절). 그렇지만 예수님은 제자들로 하여금 무리를 한 오십 명씩 떼를 지어 앉히게 하신 후에,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시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신 후에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에게 나누어 주게 하신다(14-16절). 그러자 모든 사람이 먹고 다 배부르게 되었으며 그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거둔다(17절). 그럼 이 오병이어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시라는 진리를 드러내는 데 있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이 오병이어 본문의 바로 앞에서는 헤롯이 예수님에 대해 “이 사람이 누군가?”라고 묻고 있고(9절), 바로 뒤에서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무리가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신 후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다시 물으시는데, 이 질문에 대해 베드로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대답하기 때문이다(18-20절).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드러내는 것이 바로 오병이어 본문인데, 이 오병이어 사건을 목격한 베드로의 고백처럼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신 것이다.
둘째, 오병이어 사건의 의미는 구약의 만나 사건을 잇는 ‘희년 잔치’라는 데 있다. 먹고 남은 조각을 거둔 열두 바구니에서 ‘열둘’이라는 숫자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상징한다. 그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나온 후에 광야에서 하나님이 내려주신 만나를 골고루 먹은 것처럼, 이제 무리가 빈들에서 예수님이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나누어주시는 것을 골고루 배불리 먹는다. 따라서 오병이어 사건은 구약의 만나 사건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나 사건은 희년 정신과 깊은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만나를 하루치 양식으로 “한 사람에 한 오멜씩” 거두었는데, “그 거둔 것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나, 오멜로 되어 본즉 많이 거둔 자도 남음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부족함이 없이 각 사람은 먹을 만큼만 거두게” 된 것은(출 16:16-18), ‘많이 거둔 자’가 다음날까지 만나를 남겨 축적하더라도 벌레가 생기고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었으므로(출 16:20), 가족 몫을 초과하는 만나를 ‘적게 거둔 자’에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나 사건은 만나에 대한 축적을 금지하고 균등한 분배를 목표로 삼는데, 이는 희년법이 땅과 집에 대한 축적을 금지하고 균등한 분배의 회복을 목표로 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만나와 희년은 모두 축적 금지를 통한 균등 분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동일하신 하나님은 구약에서 출애굽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는 만나 공동체를 이루고, 약속의 땅에서는 희년 공동체를 이루게 하셨다. 그리고 신약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 사건을 일으키셨는데, 이 사건은 구약의 만나와 희년을 계승하는 것이다. 오병이어 식사는 구약의 만나 식사를 잇는 ‘희년 잔치’인 것이다.
미션21 phj293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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