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 열풍이 대단하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다. 보통의 일반 변호사들이 놓치는 논점들을 잘 발견하여 일을 해결하는 기억력이 좋은 변호사의 좌충우돌 인기폭발의 드라마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스포츠나 정치의 스타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인기가 있는 곳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시청자나 국민들이 원하는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므로 대리만족을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열광하는 것이다.
인기라는 것은 시대를 잘 만나야 가능하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두어 가지를 나누려고 한다. 첫째는 ‘공정과 상식’이다. 너무나 중요한 화두이다. 공정해야 한다. 돈의 많고 적음이나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다. 이것이 무너졌을 때 분노하고 허탈해 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많은 말 중에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다. 내 기준에 맞춰 해석하고 우기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하고 우기는 고질적인 병이다. 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폐가 있는 변호사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우길 수 있는 상황을 법이라는 기준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바로잡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것에 공감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상식을 제자리에 갔다 놓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데 돌고래 이야기와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잘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억이다. 따뜻했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지금의 내가 내 힘으로 된 것이니 다 누려도 된다는 방식이 아니라 그 누군가가 나를 위해 따뜻한 손을 내밀고 보듬어 줘서 지금의 내가 있음을 조심스럽고 수줍게 녹여 놓았다. 나는 극중의 우영우와 최수현과의 대화에 눈물이 났다. “너는 봄날의 햇살같아. 로스쿨 다닐 때 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별명을 만들어 달라는 수현이에게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그리고 나의 ‘봄날의 햇살’을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눈물이 났던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이러한 마음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더 공정하고 상식적인 세상을 살아가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치열한 경쟁사회이지만 순간순간 따뜻함과 자신보다 약한 또는 누군가의 부족한 작은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은 귀한 일일 것이다. 진정한 행복과 좋은 삶의 비결이 여기에 있는데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마음을 품고 더 좋은 세상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나는 오늘 ‘봄날의 햇살’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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