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한 늦은 저녁 산책을 하다가 길가에서 물건을 파는 분이 있어 더덕과 감을 한 봉지씩 샀다. 그랬더니 이 분이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하면서 부추를 한 봉지 더 담아 주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행복합니다”라는 말이다. 나는 자주 쓰는 말인데 다른 사람에게 들어도 다정하고 정감이 가는 말이다. 대다수의 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행복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믓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바로 ‘행복추구권’이다. ‘고통이 없는 상태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실현하는 것’으로 국민의 마땅한 권리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답은 무엇인가요?
행복의 중요한 키워드는 ‘만족’ 이라는 단어다. 만족(滿足)이라는 한자의 뜻을 보면 만(滿)은 ‘가득하다’, ‘차오르다‘라는 뜻이다. 족(足)은 그냥 발이라는 뜻이다.
만족에 발 족자를 쓴 다는 것을 이제 발견했다. 특별히 생각해 본적 없다. 의미는 ‘물이 발목까지 차올랐을 때 거기서 멈추는 것이 지혜이고 그 정도를 행복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선인들의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만족’이라는 한자를 보면서 행복은 욕심을 줄이거나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감사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바닷가를 거닐 때 물이 발목에 차오를 때는 움직임이 자유롭다. 점점 깊은 물에 들어가면 움직임이 둔하고 몸이 물에 잠기면 쉼 없이 몸을 움직여야만 한다. 그래야 산다. 우리는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다 보니 만족이 없고, 너무 많이 가졌다 보니 하염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부자연스럽고 고생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목욕탕에서서 온천을 할 때 발목까지 따뜻한 물에 넣고 있으면 온 몸이 따뜻해짐을 경험한다. 발이 따뜻해지면 온 몸의 땀구멍이 열려 온몸에서 열기가 빠져나간다. 우리는 작은 것을 가지고도 행복할 수 있다. 목까지 차오르고 머리끝까지 채워져야 행복할 것이라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로잡다’라는 말은 ‘온통 한 곳으로 쏠리게 하다’라는 말이다. 온 통 한곳에서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에 마을을 열면 사로 잡히지 않게 된다. 발 까지만 차올라도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지혜와 선택으로 풍성하고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 본다면 멋진 하루가 될 것이다.
양림동 팽귄마을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그렇다 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 말이 좋다고 꿀꺽 삼켜야 내 것이 된다. 만족이라는 단어 참 좋다. 뜻만 알아도 좋다. 만족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 많이 가져서 행복한 것도 좋지만, 가진 것을 가지고 만족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길 소망한다. 만족을 선택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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