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정직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는 것은 우리를 너무나도 안타깝고 답답하게 하는 일입니다. 세상이 마지막으로 다가갈수록 도덕성이 무너지는 것은 이미 예견되어 왔고 그렇게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빨라 미처 적응할 여유가 없어 여러모로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돈과 연관된 부정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도배를 하다시피 합니다. 얼굴을 가리고 검찰로 끌려가는 사람, 자신은 전혀 죄가 없다며 억울하다고 큰 소리 치며 끌려가는 사람, 이런 부류 중에는 특히 국회의원이 많습니다. 억울한 사연을 법 앞에서 떳떳하게 밝히겠다고 큰소리치며 검찰에 출두한 사람 치고 끝까지 떳떳한 사람을 저는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여러 정황과 증거들 앞에서 결국에는 밝혀지고야 말 진실을 어떻게든 외면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들이 밉기도 하고 때로는 불쌍해 보이기도 합니다. 전에는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려는 사람이 그래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줄어만 가는 듯하여 안타까움이 더해 갑니다. 반대로 돈의 위력은 점점 더해져만 가서 정치인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나 학자들도 돈과 명예를 바꾸기를 별로 주저하지 않는 듯합니다.
최고의 지성 상아탑에서 학생들의 연구비를 가로챈 교수들이나, 교수 임용 시 실력보다는 돈이 당락을 결정하는 일, 기업을 하기 위하여 전 방위 로비를 하는 기업들이나 돈을 받고 그들에게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편의를 보아주는 공무원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법을 공평하게 집행해야 될 집행자들이 뇌물(그들은 뇌물이라는 말을 아주 싫어해서 떡값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기도 하였다)을 받고 판결을 그르게 하는 일 등 이 모두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암적인 요소들입니다. 이런 현상이 전체 사회에 만연된다면 그런 사회에서는 분명 정직보다는 불의가 판을 치게 될 것이고 어려운 정도를 가기보다는 비겁하지만 쉬운 길을 누구나 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어질 때 그 나라는 발전할 수 없을 뿐더러 소망마저도 끊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우려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점점 비겁해지고 정직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다보니 때로는 웃지 못 할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곤 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정직하게 자기 죄를 인정하면 영웅 대접을 받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정직에 목말랐으면 죄를 지은 죄인이라도 정직함 하나만으로 오히려 칭찬을 받는 사회가 되었을까요? 또 심한 잘못으로 드러나는 것이 이 정도일진데 감춰진 불의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만약에 모든 것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하나님 나라가 없다면 억울해서 화병으로 죽을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불공평함과 억울함과 불의가 정확하게 드러나고, 그동안 쌓인 억울함을 풀어주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답답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정직을 앞장세우고 세상의 불의한 부류들과 함께 휩쓸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멀지 않아 반드시 더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의 자존심도 지키고….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