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운동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지역적으로 대처해야 할 일이다. 지구적(global)이면서도 지역적(local)이다는 합성어로 그로컬(Glocal)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러나 최근 ‘지역’의 중요성을 앞세우는 로그로(loglo)라는 새로운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생각은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환경 운동이 거대 담론에 묻혀 지역적 특성에 따른 환경실태 연구와 세부적인 실천이 부족한 현실이다.
마침 전남지역 서남권 기독교 환경네트워크 창립준비위원회와 목포대학교 기독교수 신우회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모임을 가졌다. 필자도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대표 자격으로 초대되어 모임에 참석했다. 해양 분야 전문가 이학수 박사(지오시스템리서치 고문)의 IPCC 제6차 보고서를 중심으로 한 ‘바다 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발제’를 들은 후 각자의 입장에서 자유토론을 가졌다.
필자는 전라남도 서남권은 해양과 육지, 섬이 어우러진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종합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환경을 개선하고 보전하는 일에 지역주민, 학계, 지자체, 종교계, 시민단체, 국제기구가 굳건한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지역 교회가 지구 환경지킴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드리면서, 우리의 창조신앙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기로 했다.

<전남 서남권(영산강 유역 포함) 환경 보호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결의문>
지구온난화로 인한 코로나 팬데믹 위기 시대를 맞아 환경 지킴이로서 청지기 사명을 준수하여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신앙 고백을 드린다.
첫째,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창조 목적에 따라 피조 되었다. 빛, 땅, 바다, 씨 맺은 채소, 씨 맺는 열매, 나무, 해, 달, 별들, 물고기, 새, 가축 기는 것, 남·여 사람 모두 하나님 보시기에 절대 가치가 있음을 믿는다. 또한 지구상의 뭇 생명체들에게도 생육 번성할 축복을 주셨고, 인간에게는 생육 번성과 아울러 땅을 경작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릴 권한도 주셨음을 믿는다(창1장).
둘째, 자연을 잘 관리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되 창조주 하나님께서 금지하는 선을 지키고(창2:17,18), 위임 받은 청지기적 소명 이상은 범치 말라는 창조질서 문화명령을 믿는다. 인간 생존을 위한 동식물 살상 행위는 최소화하며 무고한 피를 흘리지 말아야 한다(창9:3-7, 신22:6,7). 최후 심판 종말 때까지 창조질서에 따라 토지를 경작하여 경제·문화 행위를 하되(신22:9-12), 절제와 나눔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다음 세대에 계승한다(딤전6:18-19).
셋째, 환경을 파괴하는 사회악, 건설 행위 등에 따른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주술적 태도를 지양하고(눅13:4,5), 철저히 합리적 이성과 첨단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사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난 받는 이웃(눅10:29-37)과 신음하고 고통 받는 피조물을 적극적으로 보살피고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선다(롬8:18-24).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사회적 감시자, 조언자, 치유자로서의 사명을 다함으로써 생명생태 중심의 하나님나라를 건설하기에 힘쓴다(신22:8).
이에 기후 온난화로 멸절 위기에 처해 있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초교파 교회들, 범 기독교기관들과 연대할 뿐만 아니라 정부, NGO, 국제기구 등 공익단체, 지역사회 주민들과도 상호연대 협력하여 훼손되었거나 무너진 환경을 회복하는 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인간, 사회, 동물, 생태의 총체적 회복을 통해 모든 피조세계에 샬롬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희망한다.

미션21 phj2930@nate.com